저녁 9시 30분...
회사에서 나와 지하철역으로 가는 중 전화가 왔다.

"아빠~"
"응..태연~~~"

"오늘 눈싸움 해도 돼?? 오래하지 않을꺼고...잠깐만 할꺼야~~~괜찮지?"
"그럼, 괜찮지..."

한동안 일찍 못들어가서 태연이와 못놀아줬다는 생각때문에
흔쾌히 허락은 했는데...

집에 들어가니, 10시 30분...

저녁 먹고나니 11시...

순간 7살짜리 유치원생이 눈싸움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약속은 약속...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 김에 태연이한테

"지금 같이 나갈래?" 물어보니...신나서 잠바 입고,
"양말도 신어야 하는데~~ 어디있지?" 하며, 활짝 웃는다.

장갑도 끼워주고...
이미 딱딱해진 눈으로 우리 부녀는 밤 11시에 눈싸움을 했다...

물론 30분정도 밖에 못한 눈싸움이었지만...
아빠인 나는 약속을 지켰고,
태연이는 하고 싶은 눈싸움을 하게 되었다.

좋은 아빠 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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