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로 6년차...

처음부터 기획자로 출발해서 여지껏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이 태생의 한계는 프로그램과 디자인을 잘 모른다는 것.

이 한계는 때로는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신뢰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어느 정도 선에서 욕심부리지 않고, 절충하게 되며, 끝내 결과물에서 100%만족할 수 없는 것을 얻고 만다.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기에 "이건 시스템 문제로 곤란합니다."라고 얘기하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라고 고개를 숙이게 되고,
 간단한 작업이라고만 생각했던 디자인 작업은 "전체적인 컨셉을 잡고, 세부 컨셉을 잡아서 이미지와 시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어느 정도 컨셉을 잡아 주세요."라고 하면..."네...제가 컨셉을 잡아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컨셉 얘기해주면 내가 얘기한대로 거의 그대로 만들어 주지만, 내가 생각했던 디자이너만의 창의성이 다소 떨어지는 결과물을 얻게 된다.

프로그래머는 삽질한다고 하지만,
기획자는 맨땅에 헤딩한다.

백지조차 없어 백지부터 만들고, 거기서 생각하고 만들어야 하고, 거기서 돈도 나오게 해야 하는 것이 기획자이다.

처음 기획자로써 목표했던 것은 내가 담당하는 사이트가 성공하는 것이었고,
조금 경력을 쌓자,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만든 사이트를 갖는 것이었다.

많은 기획자들이 있지만,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 놓은 사이트를 개선하는 것이 대부분이지, 아이디어부터 최종런칭까지 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운이 좋게도 나는 그러한 작업을 해 보았고, 그것은 누군가에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설명하기에 너무나 좋은 케이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깨달은 것은 처음 생각했던 대로 되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최종 결과물이 내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는 않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거의 늘어나지 않는 회원수, 방문자등을 매일 확인할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내가 그토록 목표로 삼았던 기획자의 로망은 허상이었을 수도 있겠다싶다.

이러한 허상은 나를 고단하게 만들고, 새로운 것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만들고 있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씀이 아직까지는 다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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