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 한 편의 프랑스 영화와 함께 하는 특별한 데이트’ [시네 프랑스(Ciné France)]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여 가을에 어울리는 기획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바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 특별전 [순수와 관능을 넘나드는 디바 – 이자벨 위페르(Hommage à Isabelle HUPPERT)]이다.

순수와 관능을 넘나드는 디바 ‘이자벨 위페르’

이자벨 위페르는 칸과 베를린, 그리고 베니스까지 세계 3대 영화제의 연기상을 모두 수상하고 세자르영화제 여우주연상에 열두 번이나 후보로 선정된 기록을 갖고 있다. 이뿐 아니라 칸느영화제 본선에 출연작이 가장 많이 출품된 배우이기도 하다(총 16번).
화가 난 듯 무표정한 얼굴과 작지만 다부진 몸매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지적인 이미지,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이자벨 위페르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으로 그녀가 수십여 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다른 여배우들과 차별화된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1971년 데뷔한 이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6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순결한 처녀와 귀족 부인, 농염한 팜므파탈, 강박증적인 증세를 가진 중년 여성과 가족을 살해하는 살인마까지 순수와 관능의 극과 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 온 이자벨 위페르는 어떤 캐릭터를 맡든 간에 자신만의 색깔로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왔다.


완벽한 조율로 인물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히로인

2001년 그녀에게 두 번째 칸느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던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에서 이자벨 위페르는 완벽한 성격의 음대 교수 에리카를 맡았다. 냉정하고 도도해 보이는 에리카는 강의가 끝난 뒤 홀로 섹스 숍에 들러 포르노쇼를 보고, 사랑하는 제자에게 자신을 강간해달라고 부탁하는 여자다. 차가운 외면 속에 감춰진 에리카의 억눌린 욕망을 완벽하게 표현해낸 이자벨 위페르는 이 역에 그녀가 아닌 다른 여배우는 떠올릴 수가 없다는 찬사를 받으며 전세계에 깊은 감흥을 안겼다.

“이 세상엔 당신을 두렵게 만들고,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듯한 영화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들이야말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준다”
– 칸느영화제 수상 소감 중에서 이자벨 위페르


“두렵지만, 모든 것을 선사하는 영화들” 10편!

[피아니스트] 외에도 이자벨 위페르의 대표작은 많다. 이번 기획전에는 총 10편의 영화가 상영되게 되는데,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다양한 시기별, 장르별 작품들이 포진해 있다.
먼저 앞에서 언급한 [피아니스트]를 포함, 1977년 칸느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레이스 짜는 여인]은 이자벨 위페르가 처음 주목을 받게 된 초기작으로 이자벨 위페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또한 유명 감독들과 작업했던 영화들도 여러 편 상영되는데 장 뤽 고다르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 인생],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룰루], 이자벨 위페르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감독으로 꼽는 클로드 샤브롤과 함께 했던 [의식]과 [마담 보바리]가 있다.

이 밖에 국내 관객들에게는 최초로 소개되는 작품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다이안 커리스 감독의 [첫 눈에 반하다]와 다니엘 오떼유와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이별], 세자르 영화제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던 시대극 [왕의 딸], 엄마와 딸의 로드무비 [약속된 인생] 등에서 새로운 이자벨 위페르를 만날 수 있다.

총 10편의 영화가 소개되는 이번 특별전은 9월 4일부터 11월 11일까지 진행된다. 일 주일에 한 편의 영화를 총 2회, 화요일 7시와 일요일 4시에 상영하게 되며 관람 가격은 6,000원이다. 특별전 기간 동안 이자벨 위페르의 미니 사진전도 극장 앞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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