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있는 올해 9월 극장가에는 유달리 ‘백수’ 캐릭터다 대세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대5생(대학 5학년)', ‘NG(No Graduation)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만큼 한국 사회의 취업난과 경제난이 심각한 요즈음 한국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두 얼굴의 여친]의 대학 7학년생 봉태규 – 대졸 취업난을 겪는 백수


일반 시사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코믹 로맨스 [두 얼굴의 여친](제공: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작: 화인웍스/ 감독: 이석훈/ 봉태규, 정려원/ 9월 13일 개봉예정)에서 봉태규가 맡은 ‘구창’은 대표적인 백수다. 취업에 번번히 실패하는 대학 7학년생인 그는 집에서 용돈을 받으며 근근이 살아간다. 영화의 초반에 돈이 없어 배를 굶던 차 우연히 ‘아니’(정려원 분)의 지갑을 주워 밥을 사먹는 에피소드부터 지지리 궁상 맞은 백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구창’은 번번히 취업 면접에서 떨어지면서도 엉뚱 발랄한 여자친구 ‘아니’를 위해 ‘인간붓 달마도 그리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노력파다. 영화 결말 부분에서는 ‘구창’도 드디어 취업에 성공하는데 그때 온 가족이 환호하는 장면은 감개무량할 정도.

[즐거운 인생]의 정진영– 가족 눈치 보는 명퇴 당한 백수
[권순분 여사…]의 유건 - 무일푼 진정한 백수


[두 얼굴의 여친]과 같은 날 개봉하는 [즐거운 인생]과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에서도 백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즐거운 인생]의 정진영은 은행에서 명예퇴직 당한 중년 백수다. 매일 부인에게 용돈 만원을 받고 딸에게는 핀잔을 받고 살지만 그래도 밴드에 대한 꿈을 키운다. 반면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의 유건은 진정한 백수. 태어나서 천원 한 장 벌어본 적 없는 그는 과감하게 국밥집 여사장 납치를 감행하며 인생의 한 방을 꿈꾼다.

9월 극장가 ‘백수’들의 특징은 주변부에 있는 보잘것없는 사회적 위치를 지니고 있지만 영화 속에서는 능동적으로 백수를 탈출하고자 하거나 자신의 처지에 안주하는 대신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는데 있다. 또한 이들 백수 캐릭터는 영화의 에피소드를 풍성하게 해주고 공감을 자아내는 역할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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