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노래로 마음을 사로잡다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As Tears Go By’ ‘Ruby Tuesday’ 등의 곡으로 잘 알려진 미모의 여가수다. 런던 대학교 및 바로니스 에리소 대학의 교수인 아버지와 오스트레일리아계 헝가리인 출신의 남작 가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 성 조셉 수도원 부속 학교에 다니고 있던 마리안느는 17세 되던 1964년 한 파티에서 앤드루 류그 올드햄의 눈에 띄어 가수로 데뷔했다.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운 좋게도 믹재거와 키스 리처드라는 팝 역사상 최고의 뮤지션들에게 ‘As Tears Go By’라는 명곡을 받아 데뷔했다. 이 곡은 1964년 8월 영국 음반 순위 10위 안에 들며 히트를 쳤다. 이 곡이 국제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60년대를 주름잡은 여가수로 팝 역사에 기록된다. 이어 내놓은 ‘Come And Stay with Me’, ‘This Little Bird’, ‘Summer Nights’등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마리안느는 60년대 중반 화려한 전성기를 누린다.

고난과 아픔을 딛고 일어나다

청순한 외모에 10대의 어린 나이, 여리고 맑은 음색으로 순수한 목소리를 뽐내던 마리안느는 그러나 1967년 롤링 스톤즈의 별장 파티에 알몸으로 있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가수로서의 이미지에 심한 타격을 받는다. 당시 파티에 있었던 유일한 여성이었다는 점도 당시에는 충격이었다고 한다. 사건 이후에도 롤링 스톤즈는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여자인 마리안느에게 대중은 가혹했다. 이후 믹재거와도 헤어지고 가수 활동도 접어야 했는데 이후 연극, 영화 등에서 배우로 활약하며 상처를 추스렸고 1970년대 포크 성향의 음악들로 다시 가수활동을 시작했다. 아픔은 성숙을 가져온다고 했던가. 마리안느는 이제 소녀 때의 여린 목소리가 아닌 진한 삶의 아픔을 담고 있는 듯한 무게 있는 보컬을 구사했다. 하지만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로 인해 음반은 2000년이 되어서야 출시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평론가들은 하나같이 이 때의 음반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후 전성기를 재현할 특별한 히트곡을 낸 바는 없지만 97년 메탈리카의 ‘The Memory Remain’에 보컬로 참여하고 90년대 스타들과 함께 음반을 발매하는 등 여전히 가수로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슴으로 연기하다

전성기의 마리안느는 가수 뿐만 아니라 연기 활동도 겸했는데 68년 영화 GIRL ON A MOTORCYCLE이 첫 출연작이었다. 뒤이어 토니 리차드슨이 감독한 영화 햄릿에서 오필리어 역을 맡은 그녀는 앤서니 홉킨스, 니콜 윌리암슨과 출연해 성공적인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많은 굴곡을 거쳐오면서 이제는 과거도 추억으로 넘기는 여유를 갖게 된 마리안느의 삶은 그녀의 연기 속에 여전히 녹아난다. 최근 57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크게 화제가 된 영화 ‘이리나팜’에서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창녀 역할을 맡아 농익은 연기를 펼쳤다.

이 영화에서 늙은 매춘부로 등장하는 그녀는 병든 손자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런던의 한 빈민가의 창녀촌에 들어간다. 나이가 많아 남성들을 직접 대하지 않고 벽에 뚫린 구멍을 이용해 손으로 남성들을 만족시키는 소위 ‘핸드잡’으로 성공하고 자신을 찾게 된다는 다소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화제가 되었다.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기자 회견을 통해 ‘만약 당신의 손자 또는 자식이 병으로 죽어가는데 돈이 있으면 되는데도 단지 치료비가 없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영화 속 일을 할 수 밖에 없다면 당신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영화 속 철학을 강조했다.
 
마리안느를 만날 수 있어 더욱 기대되는 영화 ‘이리나팜’은 오는 7월 미로스페이스에서 개봉한다.

영화 1인미디어 펍콘 www.pubcorn.com


+ Recent posts